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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람

부부의 각자 수입관리 그리고 공동구좌

 

우리도 처음 영국에 와서 은행구좌를 개설할 때 창구직원의 조언대로 각자 구좌와 공동구좌를 만들었다.

그리곤 지금껏 각자의 수입은 각자의 구좌에 들어오게 하고 공동구좌에는 각자 기여하고 싶은 만큼 또는 기여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입금한 후 모든 생활비를 이곳에서 지출케한다. 주로 모기지 전기/가스/수도/주민세 생활비 등등이 공동구좌에서 이체된다. 

 

한국아내라서인지 영국에 남편 따라 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생활비를 남편이 대었다. 난 겨우 내 개인적인 지출 즉 내 자동차, 자동차 유지비, 내 의료비, 여행경비 등을 지출해 오고 있다. 영국커플들 중에서도 한국부부처럼 남편이 공동구좌에 전생활비를 입금하는 사람도 있다. 또 나아가 아내 구좌에 개인적으로 쓰라고 일정금액을 매월 입금하기도 한다. 허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두 사람이 모두 일하면서 서로 일정금액을 매월 공동구좌로 입금하고 공동구좌에서 지출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살다보니 특별히 자백하지 않으면 서로가 얼마나 버는지 알 지 못한다. 내 딸도 남친과 생활비를 반씩 부담하면서 동거하다가 이번에 모기지 대출을 받으면서 남친의 년봉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동안 서로가 정확히 얼마를 벌고 있는지 얘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딸의 친구커플들도 비슷하다고 한다.  나도 오래 전에 티비 프로에서 영국의 부부들이 서로의 개인구좌나 돈문제에 대해 오픈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을 봤다. 커플들이 각자 조인트구좌에 입금하고픈 만큼 임급하면서 가정생활을 한다.

 

커플이 비슷한 수입이 있을 경우, 서로 반반 부담하는 것에 별 이의가 없겠지만 상대방이 훨씬 많이 번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상대가 생활비를 더 많이 부담하지 않는 것에 섭섭해한다. 다른 영국여자도 남자가 더 많이 부담하길 원하는데 돈얘기를 꺼리는 영국사람들이라 좀처럼 말을 끄집어 내지 않는다. 커플 간에도 상대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기에 개인의 구좌까지는 열어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