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이 위치한 골목에 25채 집들이 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위 사진처럼 2층에 방 4개 아래층에 거실, 부엌/식당, 서재, 화장실이 있고 집 옆에 창고(가라지)가 있다. 약 25년 된 집들이다. 거의 모든 집들이 개를 데리고 산다. 신혼부부는 없고 중장년층이다. 아마도 집크기로 보나 나이로 보아도 중산층이 아닐까 싶다
영국이웃들은 집에 불쑥 들어오는 일이 전무하다 하지만 집밖에서 만나면 미소 짓고 또 바쁘지 않으면 그간 일어난 개인사적 대화를 나눈다. 어제는 동네 테스코수퍼에서 장을 보고 계산대에서 고개를 드니 바로 19번 집 아줌마였다. 카드 계산하는 짧은 시간이라도 딸이 임심했고 4월 출산, 1년 간 육아휴직, 아마도 자신이 가끔 아기를 돌보게 될거라는 것까지 들었다. 내 살아가는 이야기도 건냈다. 내 딸은 임신이 아니라 강아지를 입양한 후 가끔 나에게 강아지를 보내고 있다고, 또 내 딸네는 런던시내에 살아서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할 지 걱정이라고 했다.
19번 집 아줌마도 그렇고 17번 집 아줌마도 마찬가지다. 절대 아이들 학력이나 외모, 직업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사가 되었다고, 유아원 교사가 되었다고 또 가든일을 한다고 말한다 또 이 중에 한 명이 좀 뚱뚱하다. 우리네 같으면 우리 아이는 살 좀 빼야 된다며 걱정이라도 할텐데 15년 살면서 이런 말 들은 적이 없다.
또 자녀들이 직업을 갖거나 파트너가 생기면 부모를 떠난다. 그러고 몇 년 후 손주와 함께 일년에 몇번씩 부모집을 찾아온다. 하지만 자녀 결혼식을 올린 이웃은 아직 못 보았다. 그만큼 비용이 비싸서 또 그 비용을 부모가 내주는 게 아니라 본인들이 지불하기에 젊은 부부들에겐 거의 불가능한 일일거다.
나이를 물어 보지 않는 분위기라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50세는 넘는 아줌마들은 모두 파트타임일이라도 한다.
자식들은 알아서 부모에게 손 내밀지 않고 50/60세 부부도 열심히 생활을 이끄는 모습이다. 절대 자식에 대해 자랑하는 것 지금껏 살면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남하고 비교하지도 경쟁하지도 않는 이곳이 참 편하다. 영어가 힘들어 주눅들어 살다가도 이런 분위기를 느끼면 가끔 참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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