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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람

영국사람이 꺼리지 않는 것

우리는 모두 당연히 새 아파트를 선호한다. 지은 지 30년만 지나도 오래 되었다고 안전하지 않다고 싫어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도 지은 지 25년 되었는데 여기선 새 집으로 분류된다. 외관상으로도 깨끗해 보이고 내부도 아직까지 좋아 보인다.

마침 내 친정집 년수가 30년이 되어 비교하기 적당한 것 같다. 4층 건물인데  이번 여름에 건물외벽에서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졌다고 한다.

다행히 사람이나 자동차가 다치지 않았다. 그 동안 내가 알기로도 색도 칠하고 관리도 했는데도 내외부가 초췌해졌다.

영국 텔레비전에서 집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면 100년이 넘는 집들도 많다. 물론 런던 시내나 아주 오래 전에 형성된 도시엔 이처럼 100년 된 집들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살았는지 외부에서나 내부에서 모두 괜찮다. 간혹 괜찮다 못해 현대식으로 내부를 변경해서 더 멋있어 보이는 집도 있다. 영국사람들이 꺼리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집 년수다. 집 살 때 100년이 되었다고 하면 오히려 독특함 있다고 더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또 영국인들이 꺼림직하게 생각지 않는 것이 나이다. 처음 만난 이들에게도 또 취업시에도 나이가 많은 걸 상관치 않는다.

그래서인지 내 영국친구 중에서도  나보다 15살이나 어린 사람이 있다. 나이가 친구를 사귀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요즘 내가 이것 때문에 짜증이 난 일이 있다. 줄서기다.12월 우체국에서 특히 심하다. 여러개의 창구가 있지만 겨우 한 두 개만 열려 있으니 요즘처럼 우편물 성수기에는 줄이 10미터나 된다. 그래도 영국사람들은 아무 불평하는 사람 없이 그저 기다린다. 요즘 줄서서 30분 기다리는 건 오히려 다행이다. 우리네 같으면 줄 뒤편에서 '왜 인원을 충원하지 않느냐?" '빨리빨리 좀 해라'라는 소리가 들렸을거다. 여기선 어느 누구도 한 마디 불평을 안 한다. 전혀 짜증내지 않는다.

그 유명한 윔블던 테니스 경기 티켓 구입하려고 줄선 사진이다. 테트까지 치고 자면서까지 줄서서 기다린다.


집 년수, 나이 많은 거, 긴 줄에 서서 기다리는 것 모두 우리는 싫어하는 것들이다. 아니 피하는 것 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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