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살면서 아쉬운 점이 많지만 한 가지 코미디프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코미디프로를 보면서 실컷 웃으면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한지.. 그립다. 그런데 어제밤 우연히 스리랑카 코미디언인 라미쉬란 남자가 혼자서 무대 위에서 재미있게 공연하는 프로를 보았다. 거의 못 알아 듣는 게 많지만 가끔 이해되는 문장도 있어서...
라미쉬란 코미디언의 엄마가 자신보고 코코넛같은 사람이라고 했단다. 왜냐면 피부는 코코넛같이 브라운인데 속은 백인같다고 빗대어서 하는 말이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면 아니 여기서 교육받고 살다보면 이렇게 변해가기 마련인 것 같다. 아시아사람이지만 많은 생각과 행동이 마치 백인처럼 변한다.
가장 뚜렷한 특징인 독립적이고 자기 주장과 사고가 확실하고 자신의 사생활에 엉겨붙는 것 싫어한다. 이 코코넛같다는 말이 내 맘에 남았다.
내 자식도 이미 코코넛같다. 직장인이 되면서부터 집을 얻어서 살고 있다. 주변 영국 자식들도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독립적으로 생활한다.
자신도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을 원하는 것이다. 코코넛 아시아인들은 결국 백인을 배우자로 선택하곤 한다. 코미디언 라미쉬도 마찬가지다.
물론 여기서 같은 인종의 배우자를 만날 확율은 작다. 작은 확율보다도 내 딸은 한국식 결혼생활 즉 시댁이란 문화에 심지어 두려워한다.
시부모 우선으로 대우해야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경제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건 더군다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 만나서 자신들 중심으로 생활하기 바쁘고 빠듯한데-라고 한다. 코코넛같은 내 딸을 받아 들여야 하겠다.
여기 한국부모들이 자식에 대해 가끔 걱정하는 게 있다. 한국과 영국 두 문화 속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변하면 어쩌나!
즉 부모한테 경제적 도움을 원하면서 부모 말을 잘 안 듣는 모습! 자신이 하고픈대로만 하는 것! 이것 보다는 코코넛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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