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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60대엔 나도 아플 때를 대비해야...

 

일년에 두번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는 엄마를 보러 한국에 오고 있다. 지금도 집에 돌아가고 싶어하신다. 왜 안 그러겠는가?

이번 봄에 입주간병인을 구해 보았지만 실패했다. 간병과 가사를 병행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요즘은 중국교포들이 많아서 쉬울 것 같아 보였는데 이분들에겐 식사준비가 어렵다고 한다. 울 엄마는 당뇨까지 관리해야 해서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았고 엄마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더 쉽지 않아 보였다.

 

이번 가을방문에도 엄마의 소원을 무시한 채 그저 산책 함께 하고 밥 같이 먹으며 시간을 함께 보냈다. 요양병원 입원시간이 길어질수록 죄스러움만이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엄마 미안해 겨우 이것 밖에 못해서...엄마가 원하는 건 집에서 사는 건대...

 

엄마한테 물려받은 작은터에 전원주택을 지어 일년에 2달정도 내가 모시고 살다가 내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때엔 엄마는 요양병원으로.. 그래서 집을 지으려 계약금까지 지불했는데 바로 옆 토지주인이 도로의 절반이 자신의 땅이라고 길을 막았다. 지반공사 하루만에 철회하고 지금까지 문제를 못 풀고 있다.

 

엄마는 4층 계산을 오르내리면서 쓰러질 때까지 30년 넘게 살아 왔다. 의료와 재활이 덕분에 편마비가 많이 풀렸지만서도 80세라서 그런지 계단은 엄마에겐 태산과 같다. 요즘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엄마도 진작에 늙어서 살기 쉬운 단층집이나 엘레베이터 있는 아파트로 옮겼어야 좋았을 것 같다. 며칠씩 집에 모셔 올 수도 있는데 계단 때문에 이것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엄마가 물려준 땅에 작은 집을 지려고 하는데 이것도 쉽게 풀리지 않고...자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사랑하고 사신 울 엄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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