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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람

소소함에 감사할 줄 아는 인간성

비바람이 일상이 되어버린 영국날씨여서인지

해가 뜨기만 하면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낯선 외국인한테도 미소를 보내며 인사를 건낸다

처음엔 왜 영국인들이 날씨에 집착하는지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살다보니 이들은 정말 소소한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비 피하고 추위와 더위를 피해 잠 잘 수 있는 집이란 게 있으면 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더 좋고

아프지 않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이런 생각으로 사는 것 같다


우리도 이집에 1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이 골목 안 대부분 이웃들은 우리보다도 더 오래전 부터 살고 있다

이사도 자주 하지 않지만 직업 변동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수퍼마켓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더라도 거의 평생 같은 일을 선호하는 것이다

더 편한 다른 직업이 나타나도 자신이 없다면 하던 일만 하려고 한다


심지어 풀타임직보다는 계약직이나 파트타임직을 좋아하는 사람도 종종 보았다

풀타임직은 여유 시간이 없어 여행도 할 수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도 못해서 싫다는 것이다

그러니 돈을 많이 벌어 부유한 동네에 큰 집을 살 생각은 아예 없어 보인다


그저 밤에 들어가 따뜻한 잠 잘 수 있는 집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 살다 보니 능력있고 빠릿빠릿한 한국인이라도 변하기 마련이다

돈 많이 벌고 성공하는 것이 일반적 목표가 되어버린 한국사람도 이곳에 살다보니 변한다

매일 뜨는 해라도 해가 구름에 가려지지 않고 나타나면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것이다


어제 일본 아줌마와 함께 점심도 먹고 미술관에도 갔다

이 일본사람도 영국사람에 대해 같은 느낌을 같고 있었다

81년에 처음 공부하러 영국에 왔다가 이런 영국 사회가 좋아서 30년 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브렉싵이란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러모로 불안하다

파운드 가치가 하락하고-- 하지만 대부분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자신이 할 일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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