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내 지인들과 내 딸의 친구들이 집을 샀다. 이후 6개월 전부터 집주인들이 집들이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새 집에 들어가고 나서 2-3개월 이내면 집들이하는 걸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선 일 년이 좀 지나서야 자기 집에 오라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여기선 50대 아줌마든 20대든 모두 일을 하는 바람에 집들이 파티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또 서로 가깝지 않은 거리에서 살다보니 시간을 맞추는 것도 어렵다. 여하튼 오늘 내가 하고픈 말은 초대받은 사람에게 먹을 음식을 갖고 오라는 한 영국 여자의 이야기다.
내 딸의 두 고등학교 친구들이 작년에 집을 샀다. 전체 집값의 5-10%만 가지고 있어도 집을 사는 영국 상황이지만 부모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이 두 명의 영국 부모들이 여유가 있어서 2-3만 파운드 정도(3600만원-5400만원) 정도를 자녀 집값에 보탬을 주었다. 얼마 전에 한 친구의 집들이게 갔었는데 그 친구가 먹을 음식을 갖고 오라고 해서 함께 가는 친구들이 함께 피자를 시켜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가는 친구 집에는 음식을 갖고 오란 말을 하지 않아서 좋다는 것이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난 '뭐 이런 일이 다 있어'란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갔다온 후 내 딸은 배 고프다며 밤 늦게 밥을 먹었다. 뭐 먹고 왔냐는 내 질문에 이것저것 먹었다는데--- 우리 사고엔 식사가 아니다. 소세지롤이나 과자 등으로 차려진 집들이 테이블이 내겐 군주건부리같다. 이들은 식사에 연연하는 나이가 아닌 건 알지만--
얼마 전 한 한국아줌마의 집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다. 집을 산 후 처음이였다. 서로 떨어져 사는데다가 일하느라고 바쁘다 보니 집들이는 없었다. 빈 손으로 들어간 나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해서 결국 저녁을 먹고 나왔다. 또 직장에서 알고 지내는 한 루마니아 친구 집에도 얼마 전 예상치 않게 들어간 일이 있다. 그녀도 처음으로 집을 구입한 후였다. 저녁을 대접 받지는 못 했지만 루마니아에서 엄마가 보내온 소세지를 봉투에 싸 주었다.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딸들의 친구는 모두 20대 영국여자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음식 준비하는 것을 아주 힘들게 생각하는 나이?
하지만 만약 20대 한국 여자가 집들이 한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달라을 것 같다.지
이런 것 먹고 왔냐고 물었더니 이 정도면 식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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