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지난 4개월 가량 한국유학생들과 살았다. 기숙사에서 일 년, 영국친구와 플랫을 얻어 일 년, 그리고는 학교에서 걸어다닐 수 있는 곳에 subrent로 방을 얻었다. 즉 월세를 얻은 학생이 다시 방 하나를 다시 월세 놓는 것이다. 더블베드가 놓여진 큰 방을 전기,수도, 브로드밴드 포함하여 월650파운드에 몇 개월 지냈다.
딸에게 방을 넘겨 준 여학생은 패션계통 공부를 마치고는 영국에서 직업을 찾아 보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결국 못 자신에 맞는 직장을 못 찾았다. 영국에서 직업을 갖고 싶었지만 결국 출국날자 안에 좋은 소식이 없자 떠나야만 했다. 영국에서 외국인 고용 시에는 워크퍼밋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어느 회사에서 그 귀찮은 일을 기꺼이 하려고 하겠는가?(이건 물론 내 생각이지만) 영국이나 유럽학생을 고용하면 간편한데---
또 회사는 영국정부로부터 스폰서쉽을 받은 후에야 워크퍼밋을 신청할 수 있다. 아님 뛰어난 재능이 돋보이는 사람이라면 이런 불편함을
무릅쓰고 영국회사들이 외국인(한국인)을 고용할지 몰라도---여하튼 계약이 남은 자신의 방을 다시 내 딸에게 월세 놓고 떠났다.
옆 방에 살고 있는 여학생은 좀처럼 방에서 나오지 않고 항상 찡그린 얼굴로 말도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성격이 이상하다고 오해할 정도였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인데 졸업이 가까와지면서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기대와 상반되게 취업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니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였다. 그러나 어찌 얼굴에서 미소가 나올 수 있겠는가. 바로 전에 영국을 떠나야 했던 그 친구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는 더 우울할 것이다.
다른 방에 사는 다른 여학생은 아직 졸업이 멀어서 그런지 아님 영국 남자친구가 있어서인지 즐겁게 사는 듯했다. 외출도 자주하고, 친구들과
모임도 자주 가지면서 활기차 보였다. 그래서 딸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국 남학생도 방에서 나오는 일이 거의 없이 살다가 나갔다고 한다. 졸업이 일 년도 남지 않아서인지 학교에 갖다 오면 그저 방 안에서만 지냈다고 한다. 내 딸이 살았던 몇 달 간 한 번도 저녁이나 주말에 밖에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단다.
딸 아이한테 들은 얘기들이지만 다 이해가 간다. 큰 돈을 투자해 가면서 영국유학을 했고 유학이 끝이 나면서 직업을 가져야 하는데 취업은 어려워만 가니--- 게다가 되도록이면 영국에서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으니 얼마나 마음이 무겁겠는가!
영국에서도 청년층 실업률이 백만명이라는 보도와 함께 점점 어려운 취업문턱을 실감하고 있다. 경기가 좋으면 한국유학생들의 취직도 그리 어둡지는 않겠지만 요즘은 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한국유학생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들으니 내마음까지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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