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우리 가족 세 명은 치과를 내집 드나들듯이 다니고 있다. 어느날 주말에 남편이 이가 아파서 동네 큰 병원의 응급실로 갔다.
응급실이지만 요즘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치료와 처방전을 받아 오면서 80파운드를 지불했다. 18세 미만의 젊은이들에게는 치과가 무료이지만 성인들은 치과 방문에 기본적으로 약 40파운드가 든다.
런던에 있는 한국치과는 두 군데 정도다. 치과하면 왠지 두렵고, 혹시나 말을 못 알아들으면 더 아플것 같은 공포심에 나는 한국치과를 간다. 내가 치료를 받는 중 우연히 우리 아이의 교정에 대해 문의를 하게 되었고 어느날 아이를 데리고 갔다. 잠시 한국의사는 아이의 구강을 눈으로 보고난 후에 교정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치과적 지식이 없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러더니 간호원이 무엇인가를 당장 입안에 끼우라고 했는데 도대체 자세한 설명도 없이 밀어대는 것 같았다. 아이는 질색을 하면서 다음에 하겠다고 했다.
몇 년 전에 동네의 치과에서 아이의 이가 교정이 필요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후 이 영국 치과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생이를 몇 개나 뽑고 교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몹시 꺼림직해서 미루었었다. 그런데 점점 앞니가 튀어나오는 것 같아 보였다. 그 이후 아이의 교정에 대해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가 내가 한국치과에 다니는 바람에 문의한 것이였다. 그런데 교정를 위한 자세한 진료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자세한 설명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려는 인상을 받았다.
결국 아이의 교정은 영국 치과에 가기로 했다. 아이의 상태를 진료하는데 총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그리고는 우리한테 원인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교정이 필요한 이유 앞으로의 절차 등에 대해 알려 주었다. 또한 우리가 이곳에서 교정을 한다면 여러 교정 절차에서의 장단점 등에 대한 설명까지 빠짐없이 알려 주었다. 물론 이런 상담료로 85파운드를 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교정을 결정하면 이 금액이 전체 교정비용에서 공제된다.
나도 한국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전체 치료과정을 나한테 알려 주면 좋겠다 싶었다. 치료가 끝나면 '몇 일 후에 오십시오'라는 말뿐이다. 따라서 치료가 끝나면 다음 약속을 정하지만 '다음에 어떤 치료를 하나요'라고 묻지 않으면 도대체 다음에는 무엇때문에 와야 하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첫 진료에서도 영국치과의사는 교정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교정이 얼마나 걸리는지, 교정과정 중 치과를 어느 정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지, 또 치료가 끝나도 무엇을 해야하는 지까지 설명을 해 주었다.
한국치과에서는 바쁜 나머지 설명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환자는 전문적 부분을 잘 모르니 따라 오라는 식인가?
우연히 같은 일로 한국치과와 영국치과를 방문하게 되어 이런 다른 반응을 경험하게 되었다. 가끔 길을 가다 영국 할머니를 만나면 이들의 수다에 짬짝 놀란다. 어쩜 그리 자세하고 소소한 일들을 낯설은 외국인한테도 선뜻 잘 이야기하는지 한국에서는 절대 경험하지 못할 일이다.
이런 영국사람들의 수다?와 연관있는 행동인가? 아니면 각각의 환자에 대한 깊은 배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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