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을 횡령한 것보다도 그 횡령자에게 모욕감을 준 사장이 오히려 처벌을 받는 곳이 영국이다. 마루공사를 하는 작은
회사에 일하던 사람이 845파운드를 횡령하였다. 이것을 발견한 사장과 다른 근무자들이 이 사람을 잡아서 목에 '난 845파운드를
훔쳤고 경찰서로 가는 중입니다'라는 팻말을 목에 걸려 경찰서로 끌고 갔다.
그러나 경찰서에서는 이 횡령자에게 경고만 주고 풀어 주었다. 그런 후 이 사람은 자신에게 모욕을 준 사장을 고발했다.
결국 사장은 보상과 상대방의 법률비용 등 총 13000파운드를 배상하고 이 소송을 패배로 끝마쳤다.
또 다른 사건은 더 기막히다. 19살 딸이 마약에 중독된 것을 눈치채고 딸이 마약을 구입하러 나가는 것 같아 엄마가 이 딸을
못 나가게 했다. 테이프로 두 발을 감고 집에서 못 나가도록 실랑이를 하는 중에 딸이 999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에서
딸이 소리를 지르면서 엄마가 자신을 해친다는 비명이 녹음되었다. 이 사건도 결국 엄마에게 감방 9개월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몇 년 전인가에도 한 가택 무단 친입자를 총으로 쏜 집주인이 오히려 감옥에 갔다. 더 우스운 사건도 기억난다. 경찰에 쫓기던
범인이 도망가다가 자붕위로 도피했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경찰한테 다가 오면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하니 경찰은 밑에서 이 범인을 설득하고 있었다. 오래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 식사시간이 되었다. 경찰에서는 지붕
위에서 대치하고 있는 이 사람에게 햄버거를 식사로 올려 보내는 일이 있었다. 범인이지만 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런 헤프닝
(내 사고와 경험 속에서는)을 벌이고 있었다.
쉽게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방이 잘못했어도 이를 내 기준에서 판단적 행동을 취하면 안 되는 곳이 영국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한국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다. 하긴 내 개을 때리는 것도 금지된 곳인데 하물며 사람한테 모욕을 주는 것은 당연히
처벌감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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