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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람

골프 치는 것이 한국에서 수영장 가는 것 같아요

 남편은 이곳에서 처음 주재원으로 근무를 시작하던 1995년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하였고, 시작하자마자 시간만 있으면 골프를 친다.  난 작은 공을 맞치기도 어렵거니와 작은 공을 찾아 잡목사이에서 헤메는 것도 싫었다. 10년이 넘게 영국에 살고 있어도 골프채를 손에 잡아 보지 않았다. 그런데 2년 전에 이곳에 주재원으로 발령 받아온  내 사촌동생의 와이프가 이사짐을 풀자마자 골프를 치러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한국에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것이여서 이곳에 있을 때 실컷 해 보겠다며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는 아줌마들과 골프 치느라고 바쁘단다. 그러면서 형님은 잘 치시겠내요 하는 것 아닌가. 난 골프를 싫어한다고는 했지만 내심 조급한 마음까지 들었다. 어느 날 남편따라 산책겸 골프장을 따라 다니기 시작했다. 골프장에서 풀냄새를 맡는 것이 좋더니 푸른 잔디밭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이 시원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오늘은 요즘 내가 주말마다 가는 골프장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난 주로 잔디 뗏장을 긁는 것이 주다. 이런 초보자가 골프장에서 18홀을 다 돌수 있다니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칠 수 있을 때까지 연습장에서 연습을 한 후에야 겨우 골프장(필드)에 나갈 수 있다고 알고 있다. 여기서는 수영장처럼 초보자도 선수같은 사람과 함께 골프를 친다.

 

      

 
 이곳은 칸슬에서 운영하는 허름한 곳이며 따라서 직원들이 겨울에는 4시에 여름에는 6시 정도에 문을 닫는다. 이 이후로 골프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무료로 골프를 칠 수 있다. 골프장 문을 닫는 시간 이후에는 저녁을 먹고 난 후 가족과 함께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도 많다. 골프장 입장료가 7-10 파운드(만2천원-) 정도니 한국에서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저렴 그 자체다.
 
영국 전역에 골프장이 약 7500개에서 8000개 정도가 된다고 하니 아마 한국의 수영장보다 많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