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이국 땅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가족이 있었다. 한의사였던 엄마와 두 아이들이 일 년간 영어연수차 여기서 살고 있는 언니네 집에서 머물며 살다가 영국이 너무 좋아 한의사 아빠를 설득하여 모든 것을 접고 즉 한국의 집까지 팔고 여기서 집을 사게 되었단다. 좀 얘기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는데 결국 이 가정도 중학교 1학년 아들과 딸의 교욱을 위해서 이민 왔다고 한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들을 군대 보내는 것을 싫어하는 눈치였다. 이것이 벌써 4-5년 전 이야기라서 그 아빠가 여기서 무슨 일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 당시에는 그 아빠가 몹시 심심해하는 눈치였다.
이 반대의 경우를 난 이곳에서 두 번이나 목격했다. 공무원으로 영국에 발령 받은 분들이다. 발령을 받자 기쁜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영국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 2-3학년의 자식들이 다 커서 그런지 쉽게 영어의 장벽을 넘기가 어렵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이 두 학생들이 영어를 못하는 것은 아니였다. 영국생활에 쉽게 적응해서 아주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고 영어도 꽤 잘 따라했다. 그러나 여기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한국에 들어가면 고2나 3학년이 되어 한국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이 두 가정에서는 아들들을 한국에 다시 돌려 보냈다. 남자는 한국 대학을 나와 동창들도 있고 한국에서의 뿌리가 튼튼한 후에 영어를 좀 구사할 수 있다면 그것이 금상첨화라는 결정에 이른 것이다. 한국이 더 이상 못 사는 나라가 아니고 다른 나라들이 한국의 기술과 문화를 배우려고 하는데 왜 자식을 일부러 절름발이 교육을 받게 하냐며 아들들만 한국의 할머니 집으로 돌려 보냈다. 이것이 약 5년 전 일이다.
또 다른 한 경우는 내 친정 엄마의 친구 자식집이다. 그 집도 우리집마냥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계속 아빠 일 때문에 발령근무를 하던 중 어느날 손자가 달랑 혼자 할머니집으로 돌아왔다. 이유인 즉 아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는 것이 좋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 남학생도 특례입학이 적용될 수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고등학교1학년부터 입시준비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고등1학년부터 할머니집에서 한국의 교육을 받고 있다. 현재 고3이다. 가족은 아직도 미국에서 산다고 한다.
모두들 영어영어를 외치면서 아빠의 직업도 마다하고 외국으로 나오는데 오히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는 것이 좋다면 아들들을 혼자 한국으로 돌려 보내는 부모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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