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conservatory업체에 전화를 해서 전기와 가스가 절단되었으니 이제 공사를 다시 시작해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알겠다고 하고는 일하는 사람들이 부족해서 당장 사람을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우리의 사정을 다시 얘기했다. 우리는 지금 전기와 가스없이 살고 있으니 되도록 빨리 공사를 진행시켜 달라고 했다. 다시 며칠이 아무런 진척도 없이 지났다. 10월의 영국은 벌써 겨울처럼 춥다. 발전기도 우리의 잘못으로 고장나 있었고 캠핑용 버너를 켜 놓아도 별로 따뜻하지 않았다. 샤워를 하려면 근처 수영장이나 사우나에 가야만 했다. 다시 몇 번의 독촉에 시람들이 와서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다시 3-4일만에 옛 벽이 없어졌고 새로운 벽이 지어졌다. 그리고 지붕은 특수 이중유리로 또 벽면도 이중유리로 그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었다. 다시 전기를 연결하기 위해 기술자가 오기 전에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며 계량기 앞의 약 1x1m의 땅을 가스나 전기 파이프가 보일 때까지 파 놓으라는 것이였다. 또한 새로운 계량기를 설치할 때 필요한 작은 부속 즉 플라스틱 관이나 네모틀 같은 것을 구입해 놓으라고 했다. 이럴 때 영국 사는 것이 싫다. 기술자가 다 알아서 모든 부속을 갖고 다니면 안되나? 만약 이런 조건들이 안 지켜지면 기술자들이 그냥 가버린다는 것이였다. 그러면 우리는 또 돈을 내고 새로운 날짜를 예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하튼 전화를 수 십 번 하면서 결국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 놓았다. 그리고 전기는 약 10여일만에 다시 연결되었다.
가스를 연결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전문 가스 설비업자(corgi plumber)의 손을 빌려야 한다. 보통 이들의 임금이 한 시간당 90파운드(약 18만원)인데 우리 집에서 총 일한 시간이 9시간이였다. 돈을 벌려고 일부러 시간을 늘이는 것은 아니였다. 왜냐하면 그 기술자는 요즘 아침 4시 부터 밤 9시까지 일한다고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슬쩍 얼마나 버는 지 물었는데 일 년에 약 70,000파운드를 번다고 한다. 물론 이 액수는 세금 전 액수이다. 요즘도 코기 기술자가 부족해서 일하기가 무척 힘들다며 은근히 자랑 겸 자신감을 보여 주었다.
부엌 가구를 재배치할 때도 자재비용은 전혀 부담을 주지 않았다. 물론 최고급의 자재였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자재 즉 B&Q나 Wickes 등에서 자재를 구매하고 설치는 기술자 한테 맡기는 우리의 경우에서는 항시 일반 건축 관련 인건비가 보통 하루에 100파운드 정도였다. 특별 기술자 코기 가스 설비사와 같은 경우는 최고의 임금을 받는 것 같다.
지금은 파아란 하늘과 초록 나뭇잎들이 어울거리는 작은 숲을 반찬 삼아 밥을 먹는 사치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이 이른 아침마다 나를 반기고 있다. 예쁜 새들이 날아와 유리창을 두드린다. 아마 새들은 유리창이 안 보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집 부엌이 신기해 자꾸 부엌으로 들어 오려고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