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영국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몇 가지가 있지만 첫 마디로 나오는 게 바로
술집이나 음식집이 밤 11시 쯤이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이다.
여기서는 남편이 술을 마셔도 12시 이전에는 집에 들어오니 정말 편해서 좋다. 근데 우리는 뉴몰든에서 약 30마일(48킬로) 떨어진 곳에
살기에 집에 돌아오는 일이 문제다. 근데 어제는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냈다.
남편이 뉴몰든에서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가까운 민박집에서 자고 다음날 차를 끌고 들어왔다. 또 그곳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집에 오면 그 다음 날 내가 차를 주차시킨 곳까지 다시 남편을 데려다 줘야 한다. 또 한 번은 내가 밤에 남편을 데리고 왔지만 다음 날 또
다시 남편을 데리고 가야 했다. 남편 차을 가져와야 하니-- 어제는 내가 집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뉴몰든에 갔다. 그리곤 남편차를 몰고 왔다.
일 년에 한두 번, 추석과 설날 즈음에 남자들의 모임이 있다. 골프를 치고는 뉴몰든에 가서 두세 시간 정도 술을 마시는 정도다.
한국에서의 남자들 모임에 비교하면 이 얼마나 건전한 모임인가! 한국에서는 저녁부터 새벽 2-3시까지 술만 마시게 되지 않는가.
그러니 술 취해 새벽에 들어와 온 집안을 시끄럽게 하거나, 술 마신 다음 날 술값을 터무니없이 바가지 썼다면 씩씩거리는 모습을 봐야했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더한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술 취해 택시를 잡으려 하다가 사고나는 일, 길가에 의식없이 쓰러져 불상사를 당하는 일, 난폭해져 싸우는 사람 등--그러나 여기서는 이런 불상사가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술집 여자문제는 아예 상상도 할 수 없다.
한인밀집 지역인 뉴몰든에 많은 한국 음식점에도 영국의 다른 술집(pub)처럼 밤 11시 정도면 영업을 마쳐야 한다. 그러니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난폭하거나 의식불명이 될 일도 없다. 또 영국팝에서는 술 주정을 시작하거나 좀 거칠게 나오는 사람은 주인이 그 사람을 내쫓는다. 그럼 여기서는 술집주인의 말에 따른다. 주인장에거 대들거나 소리치는 사람도 없다.
영국에는 한국처럼 거리에 택시가 즐비하지 않은 곳이니 술 취해 택시를 타고 집에 오려 해도 미리 택시회사에 전화해야 한다. 그러니 술 마시는 사람은 미리 집에 돌아갈 일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택시비가 비싼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어제 내가 낸 택시비가 55파운드였다. 그러나
밤 11시면 영업을 끝마쳐야 하는 이런 규정이 있어 참 좋다. 술로 인해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 수가 없다.
우리는 왜 모든 음식점들의 영업시간을 강제적으로 정하지 않나 모르겠다. 아님 이미 존재하는데 규제를 어기고 영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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