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학년을 시작하는 영국에서는 7월에 학년이 끝난다. 학년 종료를 앞두고 요즘 학교마다 운동회를 연다. 내 아이가 여기 초등학교를
다닐 때 난 설레는 맘으로 운동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러나 대 실망이였다. 여기저기에서 마치 기초 체력을 측정하는 것 같았다. 훌라우프를 돌리거나 넓이뛰기를 해 보는 정도였다.
부모들은 음료수나 과자를 갖고와서 삼삼오오 모여서 아이들이 하는 것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기에 바쁘다. 돗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은 한 두 그룹이고 모두들 그냥 서있다. 대부분 3-4 시간 정도를 줄곧 서 있는 것이다. 영국 초등학교는 3년 간이고, 한 학년이라고 해도 3-4반 정도 또 한 반에 20여명 내외이니 전체가 모여도 우리 초등학교 한 학년 인원도 안 될 것이다. 그나마 재미있었던 것이 마지막에 아이들이 100미터 달리기를 할 때였다. 스타트선에 6-7명이 긴강감있게 서서는 깃발신호에 열심히 뛰어가는 모습만이 한국아줌마 눈에는 진짜 운동회 같았다.
그런데 어제 데일리메일 신문에 영국학교 운동회에서 아이들이 서로 경쟁하는 달리기 종목은 아이들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즉 아이들이 달리기에 참가하고 싶으면 하고, 안 참가하고 싶으면 안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허허허---, 스카보로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는데 이런식으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돗자리에 앉아 콜라같은 음료수나 마시면서 앉아만 있더라는 것이다.
이 학교 운동회에 참가한 영국부모들도 이런 진행에 불평을 했다고 한다. 많은 남자 어린이들은 오후내내 주로 앉아서 친구들을 바라만 보고 있으니 운동회에 참가한 목적이 없어졌다고 ---
한국은 요즘도 학교내 폭력으로 인해 시끄럽다. 하지만 내 생각엔 영국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와 선택을 주려고 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경쟁은 학습동기를 촉진시키니 난 좋다고 생각하는데-. 여하튼 강압적으로 집단 커트롤과 개인의 자유와 선택 존중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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