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목돈 5만파운드(1억) 정도를 은행에 넣어 두었더니 한 달 이자 수익이 겨우 60파운드(12만원) 정도였다. 영국의 집값도 많이 떨어졌고 해서 이곳에서 125000파운드짜리 집을 사서 세를 놓았다. 집을 살 때 취득세나 보유 시 재산세 같은 것은 없어서 좋다. 열쇠를 손에 쥐는 순간에 용감하게도 인터넷 gumtree에 독단적으로 월세 광고를 냈다. 하루 만에 한 이태리 여자한테 전화가 오고 우리는 서로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결국 부동산 커미션없이 월세를 놓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3월 말에 이태리 여성이 직장에서 해고되는 바람에 영국을 떠나 이태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3월 말에 세입자가 떠나고 다시 같은 방법으로 광고를 해 보았는데 문의 전화는 많았는데도 이상하게 나와 통화를 하고 나서는 더 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내 영어가 어설프다 보니 세입자 입장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부동산을 찾아 월세입자를 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알아 보았다.
몇 군데 부동산에 전화를 하거나 돌아 다녔다. 650파운드(120만원) 월세를 놓는데 수수료가 최고 900파운드에서 300파운드까지 있었다. 처음에 1000파운드를 내고도 매달마다 월세에 10%(65파운드)를 부동산에서 떼어 가는 것이 가장 비싼 수수료였다. 그럼에도 가끔 고장이라도 나면 집주인이 모두 고쳐 주어야 한다. 또 간혹 세입자가 월세를 못 내게 되면 변호사를 사서 이사 강요 편지를 발송해야 하는데 이도 주인이 변호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니 이 비싼 중개 서비스를 이용한다 해도 집주인으로서 무슨 혜택이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보통 중개 서비스에는 광고 즉 마켓팅, 세입자의 개인적인 고용상태 조사(referencing), 계약서 작성, 입주시의 집안 점검(inventory check)과 이사 시의 집안 점검(check-out) 등이 포함된다. 이밖에도 다른 월세 보장보험도 있고 가스나 전기 점검 서비스도 있다. 부동산에서 언급하는 모든 것을 하게 되면 집주인으로서 이런 것이 모두 무슨 이득이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나는 중간 정도의 서비스를 선택했다. 즉 580파운드를 지불했다. 대행히 이곳에서는 모든 것을 선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광고와 세입자의 개인적 신분 조사, 계약서 체결까지만 부동산의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그래서 그런지 입주자가 들어오는 날까지 주로 내가 부동산에 전화하는 입장이였다. 또 열쇠를 직접 세입자에게 건네 주면서 집안의 구석구석을 카메라로 찍고 모든 사진을 두 부씩 복사해서 집안 상태를 체크(inventory)했다. 이때 싱크대 서랍과 냉장고 문 등을 열어 놓고 사진을 찍어야 한단다. 그래야만 떠날 때 서랍 속이나 냉장고가 지저분하면 들어올 때와 다르다고 청소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전의 9 개월 동안 세입자로부터 고쳐달라는 10 번 정도의 전화가 왔다. 함부로 사용하여서인지 집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달 수리하는 일이 생겼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이제는 집이 나갔어도 기분이 좋지 않다.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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