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국 주부로 산다는 것
한국에 가면 친구들이 나를 부러워한다. 그 때마다 난 한국에서 사는 너희가 정말 부럽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인사말로 하는 줄로만 생각한다.
남편과 아이는 뚜렷한 일과 학업이 있으니 이곳에서도 바쁘게 산다. 이침에 나가면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사람들을 만나 서로 대화하고 그러면서 화가 나는 일도 있고 또한 기분 좋은 일도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녁식탁에 저마다 색다른 이야기거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책방에서 자원봉사자로 일 주일에 한 번씩 나갔는데 집이 이사한 후로 거리가 좀 멀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나간다. 물론 정확한 내 직업은 여기서 수퍼에 가서 생필품 사고 요리하고 가정을 돌보는 것이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나를 간혹 방해하는 것은 오로지 전화 판매원뿐이다. 이웃집 영국 아줌마들은 대부분 직업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의 차가 아침이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저녁시간 쯤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처럼 집 지키고 있는 주부도 있다. 두 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는 주부의 자동차는 내 차와 마찬가지로 집앞 주차장을 지키고 있다.
그나름대로 나도 이제는 바쁘다고 느껴진다. 내 생활에 패턴이 생겼다. 수요일 ,금요일 오전에는 영어 배우러 가고 토요일에는 한국학교에서 하프 한국인이나 영국인 또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 2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그래도 난 참 행복해야하는 한국아줌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영국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고 그로인해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
한국에 있는 외국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한국에서의 자신의 직업을 영국에서 이어가기가 어렵다. 주변을 돌아보면
한국에서는 한의사 또는 선생님, 대 기업 회사원이였는데 여기서는 자신의 전공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 분들이 원해서 직업을 바꾸었을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