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국 사람이 아니야
어제 딸 아이한테 들은 얘기 중 내 맘을 답답하게 한 얘기가 있었다. 같은 기숙사 같은 동에서 한국 이름인 <-영>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방 가까이에 배정받은 그 한국 여학생에게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안녕 난 --정이야"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며 다가갔단다. 그런데 그 학생이 '난 한국 사람이 아니야'라고 영어로 반박하기에 움찔하고는 미안하다고 하고 영어로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학생은 한국인이 분명했고, 뉴몰든(한인타운) 근처에서 살고 있고 양쪽 부모님도 한국인이고 여기 한인사회에서 그 유명한 티핀여학교(아주 성적 좋은 그래마 스쿨)를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학생이 "난 한국말 못해"라고 큰소리로 말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그 학생을 만나면 영어로 말한다고 한다. 다음 주에 한인학생 모임이 있는데 같이 갈래라고 물으니 역시 안간다고 했단다. 그 학생은 부모님한테 말할 때도 영어로 말한다는 것이다.
같은 과에 한 명의 다른 한국 남학생이 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학생도 가끔씩 내 아이를 만나면 영어로 얘기한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오래 살다 보면 영어가 더 편해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손쉬워하는 것 잘 안다. 하지만 같은 한국사람들끼리 한국말 나두고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나로썬 어색하다. 우리는 아이한테 한국어로한다. 물론 내 영어가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도 않다. 한국에 대한 지식과 자부심을 갖고 더불어 영국의 지식과 기술을 익히면 더 넓은 그릇이 될 수도 있는데---
한국인 얼굴에 한국말을 못하고 그것도 양쪽 부모가 다 한국사람이고 나아가 부모가 이민 1세대라면 그 자녀는 집에서 분명 한국말을 듣고 사용하였을텐데---- 한국말을 못할 수가 있나 싶다. 분명 안하는 것이지. 한국이 싫은 점도 있겠지만은 좋은 점도 많은데 왜 한국을 잃어버리고 싶어하는지 또 그들의 이런 행동에는 부모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녁시간에 부모와 함께 밥 먹을 때 무슨 얘기를 나누는 지에 따라서 아이들의 전반적인 사고에 큰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